대출을 받기 위해 금융기관에 근저당권과 지상권 설정 등기를 해 준 토지소유자라도 공공기관 등 제3자가 무단으로 토지를 사용했다면 부당이득을 청구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박성윤 판사는 지난 12일 경기도 의왕시에 사는 박모(56)씨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2012가단130400)에서 "한전은 송전탑 부지와 송전선 통과 부분에 해당하는 임료 92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융기관에 근저당권과 지상권설정등기를 마친 토지소유자라도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므로 박씨는 여전히 법률상 원인 없이 토지를 사용·수익하는 제3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금융기관에 존속기간 30년인 지상권설정등기를 했으므로 사용수익권을 상실했다는 한전 측의 주장에 대해 "금융기관이 대출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채무자로부터 근저당권과 함께 지상권까지 설정받는 것은 근저당권이 실행될 때까지 제3자가 근저당부동산에 용익권을 취득하는 등의 침해행위를 배제해 근저당부동산의 담보가치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도 의왕시에 사는 박씨는 자신의 임야 등 네 곳의 토지에 한전이 1974년께부터 송전탑을 설치하고 송전선을 통과시키자 토지 사용에 대한 부당이득금을 지급하라며 지난해 5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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