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은 전체 계약금 기준 산정해야
중앙지법 "일부만 받은 상태서는 계약해제 주장 못해"
부동산을 팔려던 사람이 계약금 중 일부만 받은 상태에서 매매계약을 취소하려면,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 원래 약속한 계약금을 기준으로 위약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장준현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부동산 매매계약을 취소당한 김모(63)씨가 부동산 주인 주모(72)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528346)에서 “위약금 3300만원과 이미 받은 계약금의 일부인 1000만원을 합해 4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동산 주인에게는 계약금의 일부만 받은 상태에서는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주씨는 계약금으로 정한 1억 1000만원을 다 받고 나서야 금액의 배액을 돌려주며 계약해제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지 계약금의 일부인 1000만원만 받은 상태에서 하루만에 매매계약을 무르기로 결심하고 2000만원을 돌려주며 계약해제를 주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매매계약이 일단 성립한 후에는 당사자 일방이 이를 마음대로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주된 계약과 더불어 계약금 계약을 한 경우에만 임의해제를 할 수 있다”며 “다만 일반적인 부동산 매매거래에서 위약금으로 정해지는 계약금 상당액은 매매대금의 5% 내지 10% 정도에서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고 1억 1000만원은 과다하다고 인정되므로 이를 30% 정도로 감액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주씨는 2013년 3월 김씨에게 서울 서초동에 있는 아파트 한채(147.86㎡)를 11억원에 팔기로 하면서 계약금을 1억 1000만원으로 정했다. 매수인이 매매계약을 해제하려 할 때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이 해제할 경우에는 계약금의 배를 배상하기로 하는 조항도 마련했다. 주씨는 계약 당일에 1000만원을 받았고 계약금 나머지인 1억원은 다음날 송금받기로 했다.
그러나 주씨는 계약 직후 아파트를 조금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씨는 송금받기로 한 계좌를 폐쇄한 뒤 김씨에게 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이미 받은 1000만원의 두배인 2000만원을 변제공탁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계약 해제를 위해서는 2000만원이 아니라 계약금 1억 1000만원을 기준으로 위약금을 계산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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