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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5000만원' 예비신랑, 전셋집 돈 빌리려다…

법률사무소 태온 교통사고 음주운전 전담센터 2013. 2. 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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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봄 결혼을 앞둔 최모씨(36세·가명)는 최근 전셋집을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할 여력이 안 돼 국민주택기금 대출을 알아봤지만 소득기준에 걸려 포기했다. 대신 금리가 다소 비싼 시중은행 일반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로 했지만 이번엔 집주인이 동의를 거부해 계약이 깨졌다.

 봄 이사철을 코앞에 두고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와 신혼부부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금리가 싼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 은행 문턱을 기웃거려보지만 강화된 소득규정 탓에 이마저 어렵다.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기금대출보다 1~2%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은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출이 가능하더라도 은행에서 집주인에게 '임차보증금 우선 반환 내용증명'을 보내는 탓에 계약이 불발되는 경우도 허다해 관련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입자들이 전세자금을 은행에서 빌리는 경우 크게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하는 근로자전세자금대출(이하 기금대출)과 시중은행 등의 일반 전세자금대출로 나뉜다. 기금대출은 연금리 3.7%로 시중금리보다 싸지만 소득요건이 강화돼 돈빌리기가 쉽지 않다. 올해 1월1일부터 부부의 보너스와 수당을 모두 합산한 총소득이 4000만원 이하(신혼부부 4500만원 이하)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는 신청인을 기준으로 소득이 3000만원 이하더라도 보너스와 수당을 제외됐다.





 이는 맞벌이부부에게는 오히려 불리해진 기준이다. 지난해 3분기 300명 이하 중소 제조업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 268만3000원임을 감안해 맞벌이 부부의 연간소득을 이에 적용할 경우 평균 6439만2000원이어서 기금대출 소득요건인 45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치솟은 전세보증금 일부를 기금대출로 충당하려던 맞벌이 부부들은 한결 같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29일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만난 임모(34세)씨는 "보너스와 수당까지 소득요건에 포함시켜놓고 기금대출 범위를 확대했다는 정부 발표는 `조삼모사격`"이라며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어쩔수 없이 돈을 빌리는 맞벌이 부부에겐 `개악`"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중은행 한 지점의 대출담당자는 "지난해만 해도 한주에 1~2건 이상 기금대출을 진행했는데 올 들어서는 단 한건도 못했다"며 "소득기준이 확대된 것처럼 보이지만 맞벌이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대폭 줄어든 셈"이라고 꼬집었다.

 기금대출이 막힌 세입자들이 대안으로 찾는 은행 전세자금대출도 녹록치 않다. 실제 대출절차는 기금대출과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소득이 많을 수록 대출한도도 높아지는 등 장점도 있지만 집주인 동의 절차가 있기 때문에 까다롭다는 게 세입자들의 하소연이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시세 확인이 어려운 다가구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대출을 진행해주는 은행이라도 집주인 동의는 물론 대출자(세입자)가 이자를 제때 내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임차보증금 중 대출금의 110%를 은행에 우선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있다.

 어차피 임차보증금의 70~80% 선에서 대출이 진행되기에 대출금의 110%라 하더라도 전체 보증금 한도 안쪽이어서 집주인에게 피해가 가는 것은 전혀없다. 하지만 '내용증명'이라는 공적 문서가 주는 불쾌감 등으로 집주인들이 거부감을 표하는 사례가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전세대출 제도를 보다 현실에 맞게 개선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전셋값 급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세대출까지 막히면 세입자들은 갈곳이 없다"며 "기금대출의 총소득한도를 높이거나 시중은행 전세대출 시 집주인의 거부감을 덜수 있는 방안을 정부차원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