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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최대 수억원 절세…부동산 증여의 기술

법률사무소 태온 교통사고 음주운전 전담센터 2013. 5. 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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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와 경기 성남시 분당에 6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김 모씨(가명). 김씨는 최근 복학한 대학생 아들에게 분당의 아파트를 넘겨주기로 마음먹었다. 시가 8억원을 넘던 집이 6억원까지 떨어져 속은 쓰렸지만 차라리 이참에 세금을 좀 덜 내고 증여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하우스푸어 구제를 위해 1가구 1주택자 주택을 매매할 때만 세금 혜택을 주고 있어 집을 팔려면 다른 집보다 가격을 1000만~2000만원 깎아야 하는 것도 증여 쪽에 마음이 기울게 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이 기회에 부동산을 증여할 기회로 삼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재산가치가 저평가된 부동산을 매입해 보유하다가 자녀에게 증여하면 현금으로 증여할 때나 차후 부동산 가격이 올랐을 때 사서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4ㆍ1 대책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늘고 있다. 양도세 감면 등 거래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이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에만 집중되면서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세금 혜택을 받는 1주택자 매물 때문에 값을 내려서 집을 파느니 차라리 가격이 떨어진 참에 집을 자녀들에게 미리 증여하는 게 낫다는 것이 상당수 다주택자들의 계산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자녀들 명의로 재산을 이전했다간 예기치 못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증여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아낄 수 있다. 아는 만큼 아끼는 세테크의 꽃, '증여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당장 김씨의 사례가 그렇다. 당초 김씨는 분당 아파트를 아들에게 단순히 증여하려고 했다. 이때 부과되는 증여세는 약 1억원.

그런데 증여세를 내는 것은 김씨가 아니라 아파트를 증여받는 아들이다. 대학생인 아들에게 1억원이나 되는 큰 돈이 있을 리 없다. 증여세 납부를 위해 현금 1억원을 또 증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연히 1억원에 대한 증여세 630만원을 또 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간단히 발상 전환만 하면 아까운 수백만원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방법은 세입자와 합의해 집을 비운 뒤 아들에게 집을 증여하는 것이다. 이 아파트의 전세금 시세는 약 3억원이다. 증여세 1억원이 드는 것은 같지만 아들이 증여받은 뒤 새로 세입자를 구하면 주택 명의가 아들 앞으로 돼 있기 때문에 전세금은 김씨가 아닌 아들에게 돌아간다. 이 3억원에서 1억원을 증여세로 내고 나머지 2억원은 저축하면 추가 증여에 대한 부담을 간단하게 날릴 수 있다.

황재규 신한은행 세무사는 "매매가격은 떨어지고 전세가격은 치솟는 요즘 같은 때 더욱 효과적인 증여 기술"이라며 "아들이 취업한 이후 주민등록을 분리하면 김씨는 1가구 1주택자가 돼 강남 아파트를 팔 때 양도세를 물지 않게 된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소유한 부동산이 샀을 때보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이 많을 때도 증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증여한 이후 부동산을 매각할 때는 처음 구입한 시점이 아니라 증여 시점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따지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중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증여세를 낼 수도 있다. 단독주택 등 아파트 외 부동산은 시장이 침체될수록 임대수익을 기준으로 본 실제 건물의 가치보다 재산가액이 훨씬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상 과세의 기초가 되는 증여재산가액을 평가할 때 아파트는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비슷한 면적, 층ㆍ향인 물건이 많고 거래도 활발해서다.

그러나 입지나 건물 노후도, 용도지역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단독주택은 시가 산정이 어렵다. 개별 공시지가 등을 통해 가액을 평가하게 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실제 가치와 과세 기준 간 차이가 발생한다.

서울에 시가 9억원짜리 단독주택 2채를 보유한 윤 모씨(67)가 대표적인 절세 사례다. 아들에게 증여하려던 집의 공시가격은 4억원으로 시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덕분에 윤씨는 시가 9억원을 기준해 증여세인 1억8000만원의 약 3분의 1 수준인 6000만원만 들여 증여를 마쳤다.

상가, 빌딩 등 월세 수입이 있는 수익형 부동산도 단독주택처럼 가치가 저평가된 지금을 증여의 기회로 노려볼 만하다.

올해 초 인천에서 증여가 이뤄진 한 상가 건물은 재산가액이 12억원으로 증여세 2억7700만원이 부과됐다. 증여 한 달 전 인근에 위치한 비슷한 규모 상가가 12억원대에 거래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건물은 현재 보증금 5억원에 월세 900만원을 받고 있어 실제 가치가 20억원을 넘는다. 20억원을 현금 증여했을 때보다 3억원 가까운 절세 효과를 본 셈이다.

이때 매매가액이 큰 상가나 빌딩을 증여할 때는 '부담부증여'를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증여 방식에 따라 수억 원까지 세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대출 24억원이 포함된 시가 55억원짜리 빌딩을 아들에게 사주려는 경우 현금을 증여해 건물을 매입하게 할 때는 증여세 9억6650만원이 아들에게 부과된다. 건물 가격 중 대출금 24억원을 제외한 31억원을 증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성년이고 10년 내 다른 재산을 증여하지 않았다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결과다.

그러나 아버지가 이 빌딩을 매입한 뒤 3년가량 보유한 후 아들에게 대출 24억원을 함께 '부담부증여'를 하면 증여세 9990만원, 양도세 6500만원만 들어간다. 무려 8억원의 증여세가 줄어드는 것이다.

현금이 아닌 부동산으로 증여하는 경우 과세표준은 공시지가가 된다. 3년가량 보유해 공시지가가 3억원가량 올랐다 치더라도 건물 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30억원이 세금 기준이 된다.

여기에 대출금 24억원은 증여한 것이 아니라 아들이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게 되기 때문에 증여한 돈이 포함되지 않고 오히려 남은 증여액에서 이 돈을 빼고 계산한다.

결국 증여세가 부과되는 실제 증여액은 공시지가 30억원에서 대출금 24억원을 제외한 6억원으로 계산돼 아들이 내는 증여세는 9990만원이 되는 것이다. 대출금 24억원에 대한 양도세 6500만원은 아버지가 내면 된다.

특히 이 같은 수익형 부동산 증여는 월세가 증여받은 사람 앞으로 꾸준히 들어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큰 증여세 절감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모가 받은 월세를 모아 자녀에게 주려면 증여세가 들지만 수익형 부동산을 증여한 경우 자녀가 자기 건물로 벌어들인 소득원이 돼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