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에 이용된 건물의 몰수를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23일 건물을 제공받아 성매매업을 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모(33) 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11586)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매매에 제공된 토지와 건물을 몰수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형법상 몰수 규정의 적용을 받는 '범인'에는 공범도 포함되므로, 범인의 소유물은 물론 공범의 소유물도 공범의 소추 여부를 불문하고 몰수할 수 있다"며 "이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법)'의 '범인'의 해석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죄수익법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이나 토지, 건물을 제공하는 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을 몰수가 가능한 범죄수익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 사건 부동산에는 시가에 상응하는 정도의 금액을 채권최고액으로 한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별도로 담보가등기가 설정돼 있어 그 실질적인 가치는 크지 않은 반면 김씨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로 벌어들인 수익은 상당히 고액인 점, 김씨는 초범이지만 공동정범인 건물 실소유자 A씨는 동종 범죄로 2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뿐 아니라 단속된 이후에도 성매매알선 등 행위를 계속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이 사건 부동산을 몰수한 조치는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10년 2월 강원도 속초시에 위치한 A씨의 건물에서 안마시술소를 차리고 1회에 18만원씩을 받고 성매매를 해 1억7000여만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8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실질적으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것은 김씨가 아니라 A씨라고 주장하며 성매매에 이용된 부동산까지 몰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항소했고, 2심은 이를 받아들여 땅과 건물도 몰수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모든 성매매 업소의 경우에 부동산을 몰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다시 범죄를 실행할 위험성이 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비례의 원칙을 따져 그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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