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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업주부 재산분할 청구권 전향적으로 인정해야"

법률사무소 태온 교통사고 음주운전 전담센터 2013. 10. 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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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는 맞벌이 부부에 비해 재산분할에서 불리해 재산분할 청구권을 전향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민법상 친양자 제도는 양아버지가 재혼가정을 결속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입양자의 복지는 뒷전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국제가족법학회 지역학술대회 2,3 세션에는 박현정(오른쪽에서 세번째) 동아대 로스쿨 교수, 전경근(오른쪽 두번째) 아주대 로스쿨 교수, 송효진(맨 오른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 1~2일 서울가정법원이 개원 50주년을 맞아 서울 양재동 가정법원청사와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개최한 '국제가족법학회 지역학술대회'에서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전경근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등은 우리나라 가사사건 판결동향을 분석하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

맞벌이 부부에게 50% 적용… 가사노동은 상대적 낮게 평가
친양자 제도, 입양자 복지는 뒷전… 재혼가정 결속수단으로
부부재산 약정제는 사정변경의 원칙 적용 소지 많아 신중을


◇전업주부 이혼시 재산분할청구 여전히 불리= 송 연구위원과 전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가정법원에 재산분할을 신청한 전업주부는 44명이었다. 이 중 재산의 절반을 가져간 전업주부는 11명(25%)에 불과했다. 전업주부 중 28명은 재산의 반 이하를 분할받았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재산분할을 신청한 맞벌이 부부 201명 중 72명(35.8%)은 50% 비율로 재산을 나눠 가졌다. 전업주부가 재산을 반으로 나누는 비율은 2005년 13.5%보다 많이 높아지긴 했지만 맞벌이 부부가 재산을 반으로 나누는 수치에는 크게 밑돌아 여전히 가사노동이 직장생활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송 연구위원과 전 교수는 "여성의 재산분할 비율이 예전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많아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오히려 맞벌이 부부에게 50%를 적용함으로써 그 반작용으로 전업주부는 재산분할 비율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현 상황은 우리나라가 2006년에 부부재산제를 개정하며 입법목표로 정한 '전업주부에 대한 분할비율을 50%로 할 것'에도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퇴직 후 부부 일방이 받게되는 연금에 대해 재산분할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 등은 "전업주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새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또 (이혼한 전업주부에게)연금 분할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혼인생활을 하는 동안 배우자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기여를 무시하는 결과가 된다"고 발표했다.

◇친양자제도, '아이의 복지는 뒷전' 지적도= 친양자 입양이 계부를 중심으로 한 재혼가정의 결속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어 입양자의 복리를 위한다는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복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과 현소혜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이날 '친양자 입양 관련 판결의 분석'을 주제로 발표하며 "친양자제도가 오히려 부계혈통 중심의 고정관념을 강화해 결과적으로 양자의 복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교수 등은 지난 2008년 1월 1일 친양자제도가 도입된 이후 접수된 친양자입양 신청 사건 중 기각된 262건을 분석했다.

민법은 친양자입양은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가 공동으로 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다만 1년 이상 혼인중인 부부의 일방이 그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는 때에는 단독으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논문에 따르면 262건 중 부부 중 일방이 단독으로 친양자입양을 신청한 경우가 무려 87.4%에 달하고 부부가 공동으로 신청한 경우는 불과 12.6%에 그쳤다. 단독으로 신청한 사례 가운데 청구인이 남성인 경우가 87.3%나 된다. 현 교수 등은 "친양자입양 제도의 취지는 원래 가정으로부터 필요한 양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에게 친생부모와 같이 보살펴 줄 수 있는 새로운 가정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인데도, 주로 새아버지가 재혼하는 여성 슬하에 있는 아이를 입양하는 방편에 활용되고 있다"며 "아이의 복리가 최우선이 아니라 재혼가정의 조속한 안정, 요컨대 '계부'를 중심으로 한 재혼가정의 결속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친양자제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까지 법원에 접수된 친양자 파양 청구 45건은 모두 인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양부모가 친양자를 상대로 파양을 청구하는 건수가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친양자가 양부모를 상대로 파양을 청구한 건수는 9건에 불과했다. 현 교수 등은 "친양자 입양이 될 경우 친생부모와 관계가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기 때문에 파양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허용돼야 하는데도 파양 인용률이 100%로 나온 것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이미 친양자입양에 동의한 친부가 자와 관계를 완전히 단절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텐데, 연락이 계속 될지도 의문이고 아이 양육에 대해 책임감이나 애정이 친양자 입양성립 전과 동일하리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결혼하기 전 부부재산약정 쉽게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 현행 민법 829조 제1항이 규정하는 부부재산약정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부재산약정제는 부부 당사자가 결혼하기 전에 앞으로의 재산관계에 대해 미리 계약으로 정하는 제도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제도가 활용되는 예는 거의 없다. 결혼 전에 미리 재산을 나눠 관리하는 것이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고, 약정 유형이나 절차에 대해 연구된 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다른 약정없이 결혼하기 때문에 법정재산제, 즉 별산제를 따르게 돼 이혼시 재산분할 과정에서 부부의 재산관계를 두고 복잡한 증명과정을 거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부부재산약정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현정 동아대 로스쿨 교수는 이날 "국가가 부부재산약정제와 관련해 특별한 제한도, 구체적인 유형도 마련해두지 않아 사실상 계약체결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외국에서는 통상적으로 약정을 체결하고 그에 대한 유형도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국제결혼이 증가하는 요즘에 그 필요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그는 혼인 중 고유재산에서 나온 소득과 혼인 중 취득하는 재산을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하는 유형으로서 공동재산제, 이와 반대로 혼인 전부터 소유하는 고유재산과 혼인 중 발생한 재산을 명의인에게 단독으로 귀속시키는 단독제산제로 유형을 나눌 것을 제시했다. 또 부부재산 약정등기 신청 때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등기관이 각하할 수 있도록 장치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도 미국인과 결혼하며 부부재산약정을 체결하려고 했지만 방법이 여의치 않아 곤란함을 겪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부부재산약정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재산분할을 위한 제도로 활용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오명근(40·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는 "부부재산약정제도 자체가 미래의 일에 관한 약정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고, 사정변경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약정이 변경될 소지가 커 활성화 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며 "부부재산을 약정하고 등기하는 것도 재산분할청구권을 담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부부 한쪽과 거래하는 제3자를 보호한다는 의미가 오히려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