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올렸지만 혼인신고를 안 해 사실혼 관계에서 부부생활을 하다가 결혼생활이 파탄 난 이후 한 쪽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한 혼인신고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회계사 이모(42·남)씨는 2011년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김모(36·여)씨를 만났다. 결혼이 늦었다고 생각한 이씨는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고 서울 송파구에 2억 3000만원짜리 전세 아파트도 마련해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둘의 동거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혼수로 냉장고와 에어컨만 해온 김씨는 예단비로 500만원을 주면서 얼마를 돌려줄 것이냐고 따져 이씨와 자주 다퉜다. 이씨와 사촌여동생의 관계를 의심하며 위치추적을 하거나 이씨가 아파도 돌보지 않아 사이는 계속 나빠지기만 했다.
결국 이씨는 8개월만에 집을 나오며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둘의 결혼 관계는 파국을 맞았지만 김씨는 이씨 몰래 전세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전세금을 중도금으로 납입하고 자신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했으며, 이씨 몰래 혼인신고도 마쳤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재판장 김귀옥 부장판사)는 최근 이씨가 김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소송(2012드합8680)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이씨와 김씨가 결혼식을 올리는 등 사실혼관계에 있었더라도 한 사람에게 혼인의사가 결여됐다고 인정되는 한 당사자 일방이 한 혼인신고는 무효"라며 "김씨는 사실혼 파탄 책임과 몰래 혼인신고를 한 책임으로 이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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