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에 의외로 미분양이 많습니다. 미분양을 대략 6만 가구로 추산하고, 그 중 준공 후 미분양을 2만 가구로 보고 있으나, 실제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입니다. 건설사는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서 줄여서 발표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미분양이라고 분양하다가 일정 세월이 지나면 “회사보유분 특별분양”이라고 계급이 바뀝니다. 이제 다 끝나는 모양이구나, 하고 지켜보노라면 얼마쯤 후에 계약해제분이라는 현수막으로 또 이름을 바꿔 분양합니다.
처음에는 말단 계급인 미분양이고, 얼마 후엔 숨겨놓은 중간계급인 회사보유분이고, 마지막엔 할인해서 파는 계약해제분이라 합니다. 결국 아파트는 같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분양조건이 달라진다는 것뿐입니다.
이제 몇 채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단지를 찾아가 보면 2/3는 불이 꺼져 있습니다. 알고 보니 분양 팀만 바뀌고, 현수막만 바뀌었지 회사보유분이 미분양이고, 계약해제분이 회사보유분이고, 회사보유분이 다시 미분양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일산에 있는 A아파트에서는 대주단에서 채권자 대위권을 발동하여 계약해제 통지를 보내더니, 시행사도 덩달아 계약해제통지를 보내는 걸 봤습니다. 국세와 전기세와 기타 세금이 걸려 이미 입주한 절반가량의 입주민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하니 내 돈 주고 아파트 들어가서 고생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대주단과 시행사가 손을 잡고 설사 공매처리를 한다 해도 공매가는 분양가 절반이하로 내려가기 때문에 부족한 돈은 수분양자들을 쥐어짜거나 은행에서 잔액채무로 넘겨 두고 계속 독촉을 할 것이며, 건설사와 은행에서는 손해배상이나 구상금, 위약금을 청구할 것인즉, 땡전 한 푼 없는 수분양자로서는 갈 길이 구만리입니다.
B아파트에서는 당초 분양할 때 회사 직원들 명의나 하청업체 직원들 명의로 분양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은행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을 받기 위해 명의를 빌려 실제와 부합하지 않은 계약서를 작성하고 대출을 받게 한 것입니다.
그 후 건설사가 부도나자 명의를 대여한 4백여 명의 직원들은 직장 잃고, 신용불량자 되고, 재산을 손해 보는 3박자의 악재에 시달려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입주 때 팔아주겠으니 걱정 말라.”는 말만 철석 같이 믿었으나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한 사람들은 다 도주해 버렸습니다.
청라 C아파트 건설사는 입주 못하는 수분양자들을 상대로 일일이 재산을 가압류 한 후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은 다음 모두 경매 진행하고 있고, 잔금이나 위약금을 챙기고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잔금을 가져가면 그 아파트는 재분양을 할 수 없을 것인즉, 훗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두고 볼 일입니다.
청라와 영종의 D아파트. 김포한강신도시 E아파트는 요즘 전세금이 오르자 해제통지도 없이 무작정 전세를 놓고 있습니다. 은행에 갚아야 할 중도금 대출금에 대한 대위변제도 없이 전세를 놓는다면 전세만기 때는 또 어떤 절차를 취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용인 F아파트는 어찌 된 영문인지 중도금 대출이 70-80%인지라 공매처리도 어려워 대주단이나 기업회생신청한 건설사도 손을 쓸 수 없는 처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팔아봤자 빚 처리를 할 수 없다면 당연히 건설사에서 손해를 봐야 하겠지만, 건설사로서는 이미 망해버렸기에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용인에 있는 또 다른 G아파트는 50%할인해서 분양을 하였더니 2개월 만에 전량이 팔렸고, 또 다른 H아파트도 곧 마무리를 할 것 같습니다. 건설사나 대주단에서 희생을 하면서도 과감하게 할인분양을 하거나 공매처리를 하고 있고, 낙찰자가 파는 미분양은 그런대로 잘 팔리고 있지만, 그런 대책이 없는 회사나 은행은 아직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입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고통입니다. 건설사에서 독촉을 하거든 못 들어가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십시오. 그 다음 신용정보회사에서 닦달하거든 대꾸하지 마시고, 만나지도 않은 게 상책입니다. 은행에서 독촉이 오거든 형편이 어려워 못 들어가게 되었으니 건설사에서 대위변제를 받으라고 하십시오.
위약금 청구, 구상금 청구, 손해배상청구, 대여금 청구가 들어오거든 전문변호사와 상의하시는 게 유리합니다. 특히 재산에 가압류를 당하신 분들은 재판에서 주장을 잘 하거나 조정으로 일부금액을 주고 끝을 내는 게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어려움에 처하거든 필자의 사무실로 찾아오시면 길을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미분양은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그 이유는 부동산이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들은 이미 없어졌고, 굵은 것들만 남아 있으나 할인 폭이 줄어들었고 언제 없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한쪽에서는 또 짓고 있습니다. 딱지가 앉기 무섭게 또 뜯어내고 있습니다.
글쓴이 “ 윤명선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부동산카페) 운영자. http://cafe.daum.net/2624796
법무법인 세인(종합법률사무소)사무장. http://cafe.daum.net/lawsein
010-4878-6965. 031-216-2500 pobysun@daum.net
수원대 사회교육원 부동산학과 봄학기 신입생 모집 마감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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